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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위원 소식

웅상 아이들의 든든한 사랑지킴이'웅상나눔회'[양산신문, 2010-09-08]

작성일    2010-09-27
조회수    1,444
첨부파일
웅상 아이들의 든든한 사랑 지킴이 '웅상나눔회'  
23번째『양산시 아동위원 웅상나눔회』

                    [404호] 2010년 09월 08일 (수) 11:15:10 이희연 기자  learnbye@naver.com  

사진설명 : 맨위-갯벌체험프로그램을 마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 왼쪽-봄소풍  /  가운데 오른쪽-반찬나누기
               아래 왼쪽-갯벌체험   /  아래 오른쪽-송년행사
      
 처음 반찬을 가져다 줄때 아이들이 말했다. "우리가 거지예요."  하지만 봉사는 계속 이어졌다. 매달 세 가지 이상의 밑반찬을 만들어서 가져다주고 세달에 한 번씩 다 같이 모여 하는 생일이지만 생일도 꼬박꼬박 챙기기 시작했다. 새 학기가 되면 참고서와 문제지 등도 살뜰히 챙겨줬다. 어두웠던 아이들의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웅상나눔회 회원들은 아이들의 새로운 엄마, 아빠가 되었다.
 소년, 소녀 가장세대 및 모부자세대 어린이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주는 양산시 아동위원 웅상나눔회(이하 웅상나눔회, 회장 권기준)가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 아이들의 새로운 엄마, 아빠가 되다
 현재 웅상나눔회에 소속돼 있는 회원은 양산시 협의회에서 시장이 위촉한 13명의 아동위원과 명예회원 10명으로 총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13명의 아동위원만으로는 웅상에 있는 21가구 37명의 아이들을 맡기에는 부침이 있어 명예회원 10명을 더 뽑게 되었다. 웅상나눔회 회원들은 엄마가 없는 모부자 세대, 조손가정의 아이들에게 1:1 멘토 형식으로 어머니가 없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원이 맡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우리집아이, 너희집아이' 가 된다. 웅상노인복지회관에서 넷째주 토요일 10시가 되면 모든 회원들이 모여 아이들의 반찬을 만든다. 모든 회원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 한명도 빠짐없이 참가한다.
 4명뿐인 남자 회원도 함께 일을 거든다. 다함께 반찬을 만드는 과정이 즐겁다. 아이들 생일 잔치를 할때면 떡도 하고 미역국도 끓인다. 연말이 되면 송년 모임을 열어 할머니나 아버지와 함께 모여 가족 모임을 가진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신발부터 가방, 참고서 까지 모두 회원의 사비를 들여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활동을 시작한지 올해로 8년째,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어느새 커 대학생이 되었다. 현재 통도환타지아 등 놀이공원으로 갈때면 그 아이들이 다시 돌아와 동생들을 돌보기도 한다. 웅상나눔회 회원들을 처음 봤을 땐 쭈뼛쭈뼛하며 아무 말도 없던 아이들이 어느새 대학생이 돼 비슷한 처지의 동생들을 돌보거나 어린 아이들이 회원들을 보며 "언제 생일파티 해요?", "우리 언제 놀러가요?" 라며 물으면서 다가 올 때 제일 보람을 느낀다고 권기준 회장은 말했다.

◆ 우선시 돼야 할 아버지 교육
 아버지 혼자 자식을 키우는 경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물론 집을 깨끗하게 해놓고 아이들 양육에 신경을 쓰는 아버지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어머니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돈을 벌어도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와서 아이들이 밥을 먹었는지 굶었는지 관심도 없는 아버지들도 있다.
 웅상나눔회가 7년 전 지역주민의 제보를 받아 한 집을 찾아가게 됐다. 권회장과 몇 명의 회원들은 깜짝 놀랐다. 집은 쓰레기장과 다를 바 없었다. 냉장고 안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는가 하면 방안에 있는 가구도 다 썩어 있었다. 날씨가 추웠던 겨울이었는데 아이는 방석만한 전기장판 위에 몸을 새우처럼 구부리고 잠을 자고 있었다. 아이의 머리엔 이가 가득했다. 거기다 추운게 싫었던 모양인지 밖에 있는 화장실은 가지 않고 페트병에 소변을 보고 가구에다가 몇 병씩 담아 놓고 있었다.
    당장 기름을 20만 원어치 사 넣고 보일러를 돌려 온기를 불어넣었다. 집안 대청소를 시작했다. 썩어버린 가구 등을 다 내다 버리고 새로 가구를 들였다. 그 집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처음엔 "아이 뺏으러 왔냐? 아님 신고 들어와서 왔냐"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웅상나눔회의 꾸준한 봉사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강경함에 현재는 두손,두발을 다 들고 권회장에게 "어머니, 어머니" 라고 하며 따른다고 한다. 어머니라는, 아내라는 존재가 없어져 버린 남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웅상나눔회가 다가간 순간 그 남자, 아버지는 변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고 많은 행사를 통해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권회장은 "시에서 재정을 들여 이런 아버지들을 모아서 교육을 한다면 틀림없이 바뀔 수 있다" 며 "이와 같이 근본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많은 아이들이 어머니가 있을 때의 미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 어린이 갯벌체험으로 자원봉사 우수 프로그램 선정
 웅상나눔회의 '소년소녀 가장세대 및 모부자세대 어린이 갯벌체험' 프로그램은 양산시 자원봉사센터의 '2010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과연 어떤 프로그램인 것일까? 현재 웅상나눔회에서 4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조복녀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처음에는 애들이 눈도 안 마주치려고 했다고 한다.
  "특히 엄마 없는 아이들이다 보니까 아빠랑 대화도 잘 통하지 않아 다정다감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그렇게 마음을 닫고 있던 아이들에게 처음엔 다가가기도 무섭고 힘들었다고 한다.
 "말을 시키면 왜 그러냐는 식으로 나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무엇을 하라면 무조건 안 하는게 많았죠."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연말에 산타행사, 통도 환타지아에 놀러 가는 등 하루 종일 아이들과 같이 있다 보니 얼굴이 익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시작된 갯벌 체험 프로그램. 남해 문항마을을 향해 버스를 3시간 탔다. 그 밀폐된 공간에서 아이들이 지루해 할까봐 조씨는 사회를 보기 시작했다.
 '애들이 따라올까?'의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진행에 이어 춤도 추니 아이들이 단합되기 시작했다. 불신으로 조씨를 대하던 아이들이 차에서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장난도 치고 웃으면서 안기기 시작했다.
    
갯벌에 도착해 조개를 캐고 있으니 정호(가명)가 조씨의 주위를 맴돌고 있더란다. 평소 정호는 조씨에게 애정을 주지 않았던 퉁명스런 아이였다. 그러던 정호가 "선생님 조개 잡아 줄까요?" 라더니 "여기 있잖아요, 이렇게 하면 나오잖아요" 라며 조개를 캐서 바구니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정호가 조씨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느낌이 들었단다. 갯벌 체험에서 돌아와 다시 매월 4째주 반찬 만드는 토요일, 정호를 만났는데 "정호야 안아보자" 하니까 정호는 아무 거부감없이 조씨에게 덥썩 안기더란다. "그순간 눈물이 날만큼 기뻤다" 라는 조씨의 목소리는 어느새 잠겨 있었다.
 "웅상에 와서 권회장을 만난게 제일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다른 어떤 봉사 단체보다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웅상나눔회, 여기에 가입된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라고 조씨는 말했다. 아이가 마음을 연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는 회원들로 가득 찬 웅상나눔회. 인터뷰 하는 순간순간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진심이 듬뿍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이었다